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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 학술지원대상자 인터뷰 `허현 박사`
32 2015.06.09 2020




2015 학술지원 대상자


- 허현 박사 미국 위스콘신 주립대학 미국사 전공


“기초학문 분야의 발전과 세계 학문의 선진화를 모토로 인문학 진흥을 위해 힘쓰고 있는 포니정 재단의 관심과 지원을 받게 되었다는 사실만으로도 큰 영광으로 생각하며 무거운 책임감을 느낍니다. 국내의 척박한 인문학 연구 환경에 대한 웬만한 관심이 없다면 이어나가기 힘든 지원 사업이라는 점에서 포니정 재단에 깊은 경의를 표하며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허현 박사는 연세대학교에서 학·석사과정을 마치고 풀브라이트 장학생으로 위스콘신주립대학에서 「Radical Antislavery and Personal Liverty Laws in Antebellum Ohio(1803-1857)」 로 박사 학위를 받았다. 허현 박사가 처음 역사를 연구하기로 결심했을 때 어렴풋이 세웠던 방향성은 역사 속에서 가장 낮은 목소리에 주목해 보자는 것이다. 역사 속에서 목소리가 낮았다고 해서 그 반향이나 울림이 작은 것은 아니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박사 학위 논문에서 노예제 폐지론이나 노예제 폐지론자들을 학문적 주제로 삼았던 이유도 당시에는 국민적 지지를 받지 못하던 소수 광신자들의 급진적 이념으로 취급받았던 노예제 폐지론에 대한 관심이었다. 1789년 이후로 헌법이 한번도 바뀐적 없는 미국에서 도망 노예에 관계된 구체적인 법이 있다는 점도 흥미로웠고 추가되는 수정 조항들을 통해 가장 낮은 위치에 있었던 노예에 대한 법과 인식 그리고 인간의 존엄성을 존중하는 사회로 변화해가는 과정에 주목했다. 이번 학술지원 연구 주제 또한 「19세기 미국의 지역 및 지역주의 그리고 노예제폐지론 및 노예제폐지운동의 변화」로 그동안 연구했던 주제를 확장해 구체화 한 것이다.
“한국 사회에서 지역주의란 지역간 대립, 파괴적이고 망국적인 속성이 짙습니다. 그러나 미국의 지역주의는 좀 독특합니다. 일반적으로 남북전쟁에 대한 단순한 이해로 인해 미국의 지역주의가 1861년 미국 내전을 일으킨 주범이라고 인식되지만 이것은 오해입니다. 미국의 내전을 일으킨 주 요소는 남북간의 지역적 갈등이 아닌 노예제 문제였습니다.”

미국은 인종갈등과 계급 분열, 경제적 갈등, 종교적 대립, 문화적 충돌 등 사회 갈등과 분열, 논쟁을 야기시키는 복잡다단한 요인들을 가진 국가다. 허현 박사는 역사적으로 볼 때 미국이 국가적 정체성을 형성하고 발전하는데 견실한 바탕이자 도약대가 되어 준 것이 바로 지역주의라고 말한다.
“우리나라에서는 출신 도를 밝히는 것이 분열적인 논란의 바탕이 될 때가 많지만 미국에서는 미국 연방을 이루는 각 주에 대한 소속감이 미국의 독특한 내셔널리즘 그 자체를 형성하고 국민적 혹은 국가적 정체성을 형성하는데 핵심적인 역할을 했습니다. 이렇게 건설적이었던 미국의 지역주의에 대한 보다 엄밀한 연구를 통해 한국 지역주의에 대한 냉정한 평가와 더불어 지향점을 생각해 볼 수 있기를 바랍니다.”

미국의 지역주의는 내셔널리즘이 형성되는 과정에서 충돌되기는커녕 그 자양분이 되었다는 점 자체만으로도 역사적인 연구가치가 충분하지만 역설적으로 미국 내에서는 지역주의가 별 갈등을 일으키지 못했기 때문에 이슈가 되지 않았고 연구 자체도 미약한 실정이다. 지역주의를 통해 시도해 볼 수 있는 미국사의 연구 방향은 다양하지만 허현 박사는 연구의 효율성과 전문성을 고려해 이번 연구를 통해 지역 및 지역주의와 노예제 폐지론의 연관성에 주목하고자 한다.
“일반적으로 미국 내전 이전 19세기 전반기 미국 사회를 북부의 자유주의와 남부의 노예주의로 도식적으로 이분화하고 무비판적으로 인식하고 있을 뿐 아니라 이는 학계의 고질적인 관행이기도 합니다. 이러한 단순한 인식으로 우리는 노예제를 둘러싼 모든 오명을 남부에 씌우고 있을 뿐 아니라 북부 사회에 만연해 있던 인종주의와 각종 인종차별법 및 도망노예법으로 만연해 있던 반인권적 역사를 왜곡하고 있죠. 이러한 문제의식으로 북부 사회에서 유지되었던 흑인들에 대한 반인권적 사회 관행과 인종차별법을 새롭게 고찰함으로써 지역적 성격을 재규정하고 평가해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허현 박사는 이번 연구에서 주의해야 할 점으로 지역주의에 중층성에 대한 인식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영어로는 Localism Regionalism, Sectionalism 등 다양한 층위에 대한 용어가 있고 실제로 지역별로 독특한 하위지역주의가 존재하지만 우리 말로 번역을 하면 ‘지역주의’라는 단일개념에 갇히게 되기 때문에 이에 대한 조심스런 접근으로 연구의 질을 높일 예정이다. 먼 나라 이웃나라 미국의 역사를 전공하고 있는 허현 박사에게 국경을 뛰어넘는 인문학의 본질에 대해 묻자 ‘보편성’에 대해 강조했다.
“인문학의 힘은 인간의 보편성을 이해하고 공감대를 형성하며 결국에는 인간과 삶에 대한 예의를 배울 수 있다는 점입니다. 인간이 서로 다르다는 사실조차 하나의 보편성이고 서로 다르지만 하나의 인류라는 사실 또한 보편성입니다. 이해와 포용에 바탕을 둔 공존의 힘으로 인간과 삶에 대한 예의를 갖추고 우리 삶을 더욱 풍성하게 만들 수 있다는 점에서 인문학은 철저히 현실적이고 미래지향적인 학문이라고 생각합니다.”

마지막으로 허현 박사는 사회적 책임감을 무겁게 가지고 실천했던 선구자로서의 정세영 명예회장에 대해 추억하며 깊은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일반적으로 한국에서의 기업인 이미지는 ‘재벌’이라는 단어로 표상되듯 경쟁적이고 경제적으로 평가될 뿐 사회적 책임감이나 동반자 의식은 서구의 기업인들보다 부족하다는 평가가 있습니다. 하지만 정세영 명예회장님은 애초부터 학자의 길을 꿈꾸셨던 분이라 그럴지 모르겠지만 인재 경영에 초점을 두시고 독자적인 자동차 개발을 우리 사회에 대한 커다란 책무로 간주하셨다는 점에서 커다란 인상과 감명을 주는 분입니다. 독자적인 자동차 개발과 수출이라는 명제는 지금이야 당연시하고 있지만 당시에는 꿈꾸기 힘든 화두였죠. 저는 망상과 꿈은 종이 한 장 차이라고 생각합니다. 결국 선구자는 그 꿈을 비전으로 만드는 사람이라는 점에서 범접할 수 없는 . 정세영 명예회장님은 독자적 자동차 개발과 수출이라는 꿈을 비전으로 만드신 분이라는 점에서 선구자일 수 밖에 없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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